한때 일본은 자신감에 넘쳤다.
아니, 단순한 자신감이 아니라 거의 ‘세계 정복의 꿈’에 가까운 도취 상태였다.
그 시절, 일본은 이렇게 외쳤다.
“이제 우리는 배울 것이 없다.”
“일본식 경영이 세계 표준이다.”
“미국은 이미 늙은 대국이다.”
이른바 ‘일본 버블경제 시대(1986~1991)’.
세계에서 가장 빠르게 성장하며 기술, 문화, 금융, 부동산까지 모든 면에서 최전성기를 구가하던 시기였다.
그때 일본은 어떤 나라였을까?
🏙️ 세계 1위 경제대국을 넘보던 순간
1980년대 후반, 일본은 경제적으로 거의 ‘무적’에 가까운 성과를 보여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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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DP 세계 2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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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세계 TV·자동차·전자제품 시장 장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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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쿄 땅값이 미국 전체 부동산 가치보다 높았던 시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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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은행이 세계 10대 은행 중 7개를 차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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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쿄 증시 시가총액이 뉴욕을 앞지르던 시기
그때 일본인들은 확신했다.
“미국은 몰락하고, 우리는 앞으로 세계의 중심이 될 것이다.”
🏯 부동산으로 나라 전체가 들썩
버블의 핵심은 부동산이었다.
은행이 무제한 대출을 해주고, 기업과 개인은 땅을 사들이기 시작했다.
가장 상징적인 일화는 도쿄 황궁의 땅값이 캘리포니아 전체보다 비쌌다는 것.
사람들은 아파트를 사서 팔고, 다시 사고, 가격은 하루가 다르게 뛰었다.
마치 이 게임은 끝나지 않을 것처럼 보였다.
그리고 진짜로 이렇게 말했다.
“우리는 미국과 달라.
우리는 규율이 있고, 기술이 있고, 국민성이 성실하니까 괜찮아.”
💼 일본식 경영, 전 세계의 모범이 되다
이 시기 일본은 단지 돈만 잘 버는 나라가 아니었다.
경영학 교과서의 정석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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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신고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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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공서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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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질 제일주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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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이젠(改善, 지속적 개선) 시스템
MIT와 하버드는 ‘일본식 기업’을 분석하고 배우기 위해 일본으로 연수를 보냈고,
전 세계 MBA 교재에 도요타, 소니, 히타치가 등장했다.
세계는 진심으로 일본에게 배웠다.
그리고 일본은 말한다.
“우리는 더 이상, 배울 것이 없다.”
📉 그리고 찾아온, 몰락의 시작
하지만… 거품은 언젠가 꺼진다.
1991년, 일본 버블 경제가 터지면서 모든 것이 무너지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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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동산·주식 가치 붕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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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 연쇄 도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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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비 위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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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잃어버린 10년’ 시작 (사실상 30년으로 이어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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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신고용 붕괴, 비정규직 증가, 젊은 세대의 소득 정체
무엇보다 충격이 컸던 건, 자신감의 상실이었다.
“우리는 무너지지 않을 거라 믿었다.”
“그 믿음이 가장 위험했다.”
🪞 “그때의 오만이 오늘의 침묵이 되었다”
지금 일본은 여전히 세계적인 경제 강국이지만,
이전의 압도적인 자신감은 찾아보기 어렵다.
젊은 층은 “과로사회”에 지쳐 결혼과 출산을 포기하고,
기업은 ‘혁신’보다는 ‘안정’을 추구하며 변화보다 유지를 택한다.
한 평론가는 이렇게 말했다.
“버블이 깨지자, 일본은 동시에 말을 잃었다.”
“그들이 외쳤던 ‘우리는 배울 게 없다’는 말이,
가장 먼저 버려야 할 말이었다.”
🧭 그리고 오늘을 사는 우리에게 주는 메시지
‘일본의 그 시절’은 많은 것을 시사한다.
성장은 좋지만, 성공에 도취되면 무너지는 건 한순간이라는 것.
국가든, 기업이든, 개인이든 마찬가지다.
지금 한국도 부동산, 주식, 기업 성장에서 일본과 비슷한 길을 걷는다는 말이 있다.
그럴 때마다, 이 말을 떠올릴 필요가 있다.
“우리는 아직 배워야 한다.”